우여곡절 끝에 택시·카풀 업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아직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은 모양새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대타협기구의 합의를 벋아들일 수 없다며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택시·카풀 업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지난 7일 '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과 '택시 월급제'를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카풀은 출퇴근 시간인 오전 7시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허용하되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운행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타협기구에는 국토교통부와 전현희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 위원장,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택시업계 4개 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포함됐다. 당연히 택시업계 역시 합의문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택시기사들이 4개 단체 대표의 결정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합의문이 발표된 이튿날인 8일,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서울조합)은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으로 이뤄진 대타협기구의 합의안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틀 전 선거를 통해 국철희 서울조합 이사장이 새롭게 선출됐으며, 국 이사장이 앞서 열린 사회적대타협기구와 택시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만큼 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은 전국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 연합회의 하위 조직으로,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사실상 독자 투쟁 노선을 걷겠다는 선언을 했다.
서울조합 측은 "서울은 카풀이 허용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지역"이라며 "다른 모든 단체가 이의를 달지 않더라도 우리는 총력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개인 택시 기사들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개인 택시기사 진모씨(62)는 "출·퇴근 2시간씩만 허용한다고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지켜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결국은 택시가 줄어들고 기사들의 밥줄을 끊는 것밖에 되지 않나"고 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김모씨(58)도 "합의문에 '고령 운전자 개인택시 감차' 안도 포함돼 있다"며 "노후를 대비해 개인택시를 시작한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런 식으로 내친다면 화가 나지 않겠나"며 언성을 높였다.
조합 측은 이날 이후로도 추가적인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조합원만 5만명에 근접한 서울개인택시 조합이 '합의 불복'을 선언함에 따라 택시업계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게 됐다.